제 3장. 설화화(說話畵)

설화화(說話畵),
이름부터 낯선 이 작품들...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오륜행실도 병풍 五倫行實圖 屛風

설화화를 알아보기 전
먼저, 설화란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 등을 설화라고 하며,
설화화는 이러한 설화의 내용을 함축하여 화폭에 옮겨놓은 그림을 이릅니다.

'설화화'는 예술성이나 장식적인 성격이라기보단
줄거리의 표현에 중점을 두고 그린 것이 특징인데요.

종교적인 내용부터 교훈적인 내용, 충효를 나타내는 내용,
애정을 다룬 내용까지 다양하게 담아냈습니다.

설화화를 크게 분류해보자면,
유명 인물에 관한 고사를 토대로 하여 그린 고사인물도와 고사설화도,
무속에서 추앙되던 속신들을 주인공으로 한 신선설화도,
<구운몽>, <춘향전>, <삼국지>와 같은 소설을 내용으로 한 소설설화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엔 소설설화도 중 <춘향전도>와 <구운몽도>를 함께 살펴볼까요?

춘향전도8폭병풍

고전소설 춘향전을 이야기 순서대로 그린 '춘향전도8폭병풍'은
그네 뛰는 춘향에게 방자를 보낸 뒤 분위기를 슬쩍 살피는 이몽룡을 담은 1폭부터
춘향과 이몽룡이 모든 역경을 딛고 한양으로 떠나는 모습을 그린 8폭까지
인물 표정과 움직임이 생생하게 표현된 작품입니다.

구운몽도(九雲夢圖)

다음 작품은 조선 후기 숙종 때, 김만중金萬重(1637~1692)이 지은
환상소설인 《구운몽九雲夢》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구운몽도>입니다.

《구운몽》은 성진性眞이라는 젊은 승려가 꾼 하룻밤의 파란만장한 꿈을 풀어나가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요.
위 작품은 처음 성진과 팔선녀가 백옥교에서 만나는 《구운몽》의 대표 장면을 그린 작품들입니다.
성진과 팔선녀의 그림같은 만남을 세세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이때가 바로 춘삼월이라 백화는 만발하고 운무雲霧는 자욱한데,
봄 새소리 생황笙篁을 주奏하는 듯하니
봄기운이 사람의 마음을 태탕케 하더라.
팔선녀도 자연 마음이 들뜨는지라, 돌다리 위에 앉아 시냇물을 굽어보니
광릉廣陵 땅 보패의 새 거울이 걸린 듯 푸른 눈썹과 붉은 단장이 비치어
한 폭 주방周昉의 미인도라,
스스로 그 그림자를 희롱하여 이내 일어나지 못하고
은은하게 울리는 작은 소리로 봄날의 시름을 서로 풀면서
해가 저무는 줄을 깨닫지 못하더라.

<구운몽>, 엮은이 구인환, (주)신원문화사, 2002

이제 설화화가 낯설지않고, 흥미롭게 느껴지시나요?
다음 이야기도 마음에 드실거에요!

이번엔 양반들의 사생활을 낱낱이 드러내는
신윤복의 작품을 만나볼까요?